"Bacterial communication and cell to cell signaling"
주제 개요
병원균 감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간 신호전달에 의한 미생물 집단행동의 기전을 분석하고, 실제 자연계의 복잡한 다종 세균 군락에서 어떻게 이종간 신호전달이 일어 날 수 있는지를 규명한다.
주요 연구 내용
기회 감염균인 Pseudomonas aeruginosa는 그람 음성균의 대표적 쿼럼 신호물질 형태인 acyl homoserine lactone (AHL)계열의 신호물질을 이용하여 세포간에 신호를 전달하고, 이는 감염과 생물막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신호합성 유전자와 신호 수용체 유전자는 항상 짝으로 존재한다고 알려져 왔으나, 자신의 신호합성 유전자 짝을 가지지 않는 orphan 수용체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그 중 QscR은 넓은 신호 특이성을 가지고 있어 P. aeruginosa 자신이 분비하지 않는 다른 구조의 AHL에도 반응할 수 있다. 자연계에는 다양한 구조의 AHL이 여러 세균 종으로부터 분비되고, 기능을 모르는 orphan 수용체가 매우 광범위하게 발견된다는 점에서, orphan 수용체를 통한 이종간 신호전달이 미생물 복합 군집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다종 복합 군집의 조성에 따라 감염균의 병원성이 달라지거나, normal microbiota가 숙주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고, 감염균과 숙주도 서로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따라서 다종 복합군집의 조성에 따른 복잡한 변화가 이종간 신호전달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설 하에, 중요 병원균이자 그람 음성균인 Pseudomonas 종을 모델로 하여, orphan 수용체를 이용한 이종간 신호전달을 규명하고, 이런 이종간 신호전달이 실제 복합 군집에서 세균의 집단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 목적 및 필요성
미생물 감염성 질병은 그동안 항생제와 백신을 이용하여 치료해왔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균과 백신이 효과적이지 않은 감염균들의 출현으로 이들의 사용과 개발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렇듯 최근의 내성균 확산은 감염과정과 감염균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이를 통한 근본적인 감염 제어법의 필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미생물들은 진화를 통해 항상성 기전을 발달시킴으로써 만성 감염을 유발하거나, 일시에 병독소들을 분비하여 급성감염을 초래한다. 최근 이러한 현상이 미생물이 일정 수 이상의 군집을 이룰 때 보여주는 집단행동(group behavior)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집단행동을위해서 미생물은 신호전달을 통한 의사소통을 하는데, 이는 페로몬이나 호르몬 시스템의 원형으로 생각된다. 최초의 신호전달 현상으로 군집내 세포 밀도를 인지하는 쿼럼 센싱 (quorum sensing)이 발견된 이후, 이에 기초한 수많은 집단행동의 예들이 발견되어, 점차 이것이 미생물 세계에서 일반적인 현상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병원균들의 감염과정에서는 신호전달에 따른 집단행동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집단행동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느냐가 신약개발의 새로운 target으로 대두되고 있다. 기존 시도들의 주된 방향은 신호 교란을 위한 quorum quencher의 탐색이었다. 이를 위해 목표 미생물의 신호물질과 그 유사체 (signal analog)들이 광범위하게 스크리닝 되었다. 신호물질은 세균에 따라 다양하며, 같은 종도 여러 신호물질을 사용할 수 있는데, Pseudomonas를 비롯한 그람 음성균의 주된 신호물질인 AHL은 homoserine lactone (HL) 이라는 공통구조에 acyl chain이 연결된 형태로, 이 acyl chain에 다양한 기능기를 붙이거나 HL 구조에 변형을 줌으로써, 수용체와 결합은 하되 활성은 저해하는 물질들이 주로 스크리닝되었다. 이러한 접근은 미생물의 신호 전달기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였으나, 또한 몇가지 한계점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미생물 세계에서의 신호전달이 단순하지 않으며, 다종 군집속에서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따라서 실제 자연계에서 미생물들의 집단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interspecies, interkingdom, interdomain, 그리고 host-parasite간의 신호전달이라는 복합군집 수준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Burkholderia cepacia는 P. aeruginosa와 함께 감염했을 때 더 많은 병독소를 분비하는데, 이는 B.cepacia는 병독소 분비가 P. aeruginosa의 신호물질에 의해 촉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이 현상은 실제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다중 미생물에 의한 이종간 신호전달과 복합 감염 연구의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종간 신호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분자적 기전으로는 V. harveyi에서 발견된 AI-2와 orphan 수용체들이 제시되고 있다.AI-2는 LuxS에 의해 합성되는데, LuxS 유전자는 유연관계가 먼 세균 문에서도 잘 보존되어있다는 점에서 이종간 신호전달을 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실제로 많은 세균에서 AI-2의 생성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AI-2 기전은 동일한 구조의 신호물질을 이종간에 공유한다는 것이므로, 이종간의 특이성과 신호전달의 다양성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orphan 수용체에 의한 이종간 신호전달 가능성은 매우 흥미롭다. orphan 수용체는 대응되는 신호물질 합성 유전자가 없는 수용체이다. 지금까지 그람 음성균에서 AHL을 합성하는 LuxI-homolog와 그에 대한 수용체는 항상 쌍으로 존재한다고 믿어져 왔으나, 많은 미생물의 게놈분석으로부터 orphan 수용체가 매우 많이 존재하는, 예외라기보다는 규칙에 가까운 현상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비슷하게 orphan signal synthase들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orphan 수용체들은 다른 수용체들과 유사성이 높으므로 AHL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으나, 자신의 신호물질 합성 유전자가 없어서 그 기능을 추정하기 힘들었다. 만약 QscR처럼 군집내 이종 AHL을 인식할 가능성을 조사하면 그 기능의 단서를 풀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QscR의 경우 LasR이나 RhlR과 같은 다른 쿼럼 수용체들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만약 P. aeruginosa가 특정 구조의 AHL을 분비할 수 있는 종과 함께 있으면 쿼럼 센싱에 의한 병독소 분비가 QscR에 의해 억제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이종간 신호전달에 의해 병원성이 변할 수 있는 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QscR이 인지하는 AHL들은 자연계에서 다른 Pseudomonas, Burkholderia, 혹은 Roseobacter 종들에서 생성될 수 있다. orphan 수용체에 의한 이종간 신호전달 기전은 대응되는 이종간 특이성과 신호의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2와는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대부분의 그람 음성균이 AHL을 이용한 신호전달을 하며, 진화적으로 이러한 수용체 혹은 신호 합성 유전자가 수평이동 (horizental gene transfer)되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능성 높은 기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증명 할 수 있는 실험이 요구된다. 따라서 orphan 수용체를 통한 이종간 신호전달 기전을 규명하여, 실제 자연계의 복합군집에서 세균의 병원성이 어떻게 발현, 혹은 제어될 수 있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기대 효과 및 활용방안
실제 자연계의 세균들이 모두 복합 군집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연구의 결과들은 보다 실제에 가까운 세균 감염에 대한 생태학적 모델링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따라서 감염성 질병에 대한 새로운 항생제, 신약, 백신의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세균의 군집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에 따라 특별한 약이나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세균 감염이나 세균에 의한 유해한 결과들을 조절할 수 있는 Probiotic agents들의 개발에 직접적으로 공헌할 수 있다. 이는 미생물 신호전달의 조절이라는 새로운 기능에 맞추어 천연물질 혹은 Probiotics들의 활성을 탐색함에 의해 가능할 것이며, 이에 기반한 새로운 응용 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