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11.08
수정일
2018.11.08
작성자
이준희
조회수
317

어느 원로 과학자의 문틈으로 세상보기

[과학협주곡 2-18] 어느 원로 과학자의 문틈으로 세상보기

 

오피니언 문정기 (2018-11-06 10:37)

 

어떤 이유로든지 오래된 유적이 땅속에 묻혀있을 경우, 이를 발견하기란 우연에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 과학에 의한 레이저는 이를 필연으로 만듭니다. 최근 과테말라 정글 아래에 숨겨진 61,000 가지 이상의 고대 마야 구조물이 발견되었는데 LiDAR라는 레이저 응용 기술입니다. 간단하게는 남산에 있는 둥그런 방송중계용 레이더에 광학레이저를 결합시킨 원리입니다. 전파 대신 빛이지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 문화재청에서도 도입한바있습니다만 이 기술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차량충돌방지, 깊은 바닷속의 잠수함 찾기.. 등에도 활용됩니다. 저도 오래전 소방방재청 지원 연구로 화재건물속의 인명구조에 필요한 기초연구를 한바있습니다. 고양 유류탱크 화재사고가 걱정입니다.

해설) 은퇴한 과학자가 고양시 유류탱크 저유소 화재를 봤다. 일반인이라면 관리부실과 범인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지만, 과학자의 시각은 인명을 구할 수 있는 기술로 가 있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엔지니어의 마음엔 따뜻함이 녹아 있다. 김우재


`성냥불 하나가 온산을 태운다`. 남미 우루과이 국가비상사태기구Sistema Nacional de Emergencias (Sinae)의 국립소방대 Nacional de Bomberos (DNB)의 캠페인입니다. (바르게 번역되었는지 몰라 원어를 그대로 붙입니다.). 고양시 유류탱크화재사고가 진압되었기 다행입니다. 소방관 투입이 적을수록 선진국형 화재대응입니다. 이젠 우리도 과학소방을 해야합니다. 자세한 캠페인 내용은 아래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해설) 고양시 저유소 화재가 진압되었고, 은퇴한 과학자는 이제 선진화된 소방체계를 생각한다. 한국의 소방관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게 많은 사건과 사고를 겪고도, 한국은 여전히 소방과 방재에 무감각하다. 과학소방, 은퇴한 과학자의 제안이다. 소방관이 덜 투입될 수록 그 사회는 소방에 더 많은 투자를 한 셈이다. 기억해야 한다. 김우재


아래 그림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걸 인용한 것은 엊그제 고양 유류탱크 화재사고 때문입니다. 오래전 영국 웨일즈 탄광에서는 420명(?) 정도의 광부가 한번에 사망한 폭발사고가 있었지요. 석탄 틈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에 불이 붙었고 그 불은 갱부가 들고 다니는 칸델라라는 휴대용 카바이트 조명등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석유등으로 바뀌고 불꽃 주위를 금속그물망으로 둘러쌌습니다. 빛은 나가되 불꽃은 차단하는 것입니다. 소염消炎flame arresting 또는 flame quenching이라 부릅니다. 풍등이 잔디밭에 불이 붙이고 이 불이 탱크의 숨구멍을 통해 들어가 폭발했다.. 라면 어불성설,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소염 장치가 없거나 소염 효과가 없거나.., 문화적 딜레마이지요. 안전도 인간 문화의 일부입니다. 그림 왼쪽이 잔디밭이고 오른쪽 파란부분부터 유류탱크입니다.

해설) 풍등이, 그것도 이주노동자가 날린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저유소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공무원의 답변은, 한국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관료주의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과학자가 제대로 설계했다면, 그런 방식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 과학자는 그걸 문화적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안전도 인간 문화의 일부라 말한다. 공학은 최소한의 기초적인 안전을 보장한다. 그것을 관리하는 건, 인간의 문화다. 한국사회의 문화를 돌아봐야 한다. 김우재


혹시 지난 평창올림픽때의 인면조를 기억하시는지요? 이런 종류의 예술품을 ‘움직이는 조각’ 이른바 ‘키네틱 아트 kinetic art’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기계생물체를 만드는 융합형 예술가 테오 얀센Theo Yansen얘기입니다. 1948년 네덜란드 헤이그 근교의 바닷가 마을 스헤베닝엔에서 태어난 얀센은 예술가가 아니라 델프트공과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과학자입니다. 컴퓨터로 단순한 가상 생물체를 만들던 어느 날, 실제로 움직이는 기계생물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외국 자동차 광고에서는 “예술과 공학의 장벽은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지요. 자료를 찾아보니 2010년 우리나라에서도 전시를 한바있군요. 사진 속의 ‘해변의 괴물’은 화석연료나 전기모터 등 인공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지 않으며 바람이 불어오면 깃털이나 종이, 비닐로 만든 돛이 반응하며 온몸의 관절이 움직입니다. 자세하게는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해설) 평창올림픽에 나타났던 키네틱 아트, 과학자는 이제 예술과 공학의 접점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 테오 얀센, 그는 원래 예술가가 아니라 물리학을 공부한 과학자였다. 예술은 우리 생각보다 과학, 그리고 공학과 가깝다. 은퇴한 과학자는 그걸 예술과 공학의 장벽은 우리 마음 속에만 존재한다고 표현했다. 한국에도 과학자 한재권과 예술가 엄윤설 부부가 로봇을 통해 좋은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김우재


지난 10월에 미술계에서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건이 일어났지요. 영국 소더비에서 일어났는데 반스키 Banksy의 스프레이 페인팅 그림이 104만 파운드 (140만 달러)에 팔린 겁니다. 제목은 풍선을 든 소녀 "Girl with Balloon"이었는데 더 놀랄 일은 그 그림은 낙찰되자 마자 스스로 파쇄된 것입니다. 이거 장난 아니야? 왜, 보안유지를 위해 사무실에 있는 문서파쇄기를 연상해보면 될 것 같구요. 더 더 놀랠 일은 그림 구매자가 "역사적인 작품을 소유하는 것은 매우 행운"이라고 말했다 합니다. 예술과 장난의 융합영역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한번 더 놀랠 일, 며칠 안되어 곧 유사품이 나왔어요.

해설) 소더비 경매에서 일어난 일을 본 사람이라면, 과연 예술과 자본의 관계란 무엇인지 고민해봤을 것이다. 반스키의 의도가 무엇이었던건 간에, 소더비 경매는 예술의 가치에 대해 많은 의문을 던집니다. 과학자는 그걸 예술과 장난의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김우재)


오늘은 키네틱 아티스트 데이빗 체르니David Cerny를 소개합니다.
프라하의 번화 한 쇼핑 센터에 위치한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의 머리를 묘사한 비틀어지고 반사되는 조각품이지요. 2014년에 설치된 이 거대한 거울 형 흉상은 42개의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스테인레스 블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45톤의 무게를 자랑합니다. 이 작품은 카프카의 고난한 성격과 그의 전 생애를 괴롭힌 자기 의심을 훌륭하게 드러냅니다.
카프카는 체코에서 태어난 겨우 41세를 산 유대계의 독일인 작가입니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 인간 존재의 불안을 통찰하여,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하여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변신(變身)》 등을 썼지요. 보다. 자세한 동영상은 아래를 참조하세요. 

해설) 다시 예술로 시선을 돌린다. 프라하에 놓인 작가 카프카의 조각상. 카프카의 조각상에도 키네틱 아트가 사용되어, 한 예술가의 고난과 생애를 표현했다. 예술은 공학을 통해 표현된다. 김우재


흰색은 순수하고 깨끗한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멍청하면서도 무모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white elephant , 일명 ghost elephant라 부르는 용어는 꼭 흰색 코끼리만을 가르키는게 아니라 형편없는 건축물이나 대형 토목공사를 빗대어 부르기도 합니다. 세계1위로 공식 인정된 흰색 코끼리는? 2009년부터 2011까지 22조원을 퍼부어 16개의 댐을 만든 우리나라 4대강 공사입니다. 그중 11개는 그나마 댐도 아닙니다.
사실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사바나에 가면 하얀 진흙으로 몸을 가린 '커다란 흰 유령' 코끼리를 볼 수있습니다. 흰 점토와 방해석 모래로 목욕을 한거지요. 조개껍질 성분의 탄산염, 더 쉽게는 시멘트와 같은 성분인데 그게 말라 붙으니 온통 흰색으로 보입니다.

해설) 과학자는 흰색 코끼리를 통해 4대강에 투입된 22조의 무모함을 꼬집는다. 흰색 코끼리의 사진에서 다스의 주인이자 지금은 감옥에 들어간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는 솜씨는, 노련한 과학자의 시선으로만 가능한 것 같다. 아마도 4대강에 가장 분노했어야 하는 직업군이야말로, 한국의 엔지니어들이 아니었을까? 김우재


최근 발표된 플라스틱 환경재해에 관련한 보고서에서 영광의 세계 톱10을 발표했는데 코카콜라가 주범 1위, 다음이 펩시, 다음이 네슬레라고합니다. 이 연구에는 세계 6대주 42개국, 10,000명의 자원봉사가 참여하여 187,851개의 플라스틱폐기물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코카콜라가 14%정도를 차지하니 단연 그랑프리상을 받아야겠네요. 보다 자세하게는 bit.ly/brandauditreport2018 를 참고하세요.

해설) 환경 재해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그저 개인적 차원의 보호를 말할 뿐이지만, 노련한 과학자의 시선엔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보인다. 코카콜라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기업에 지구를 보호하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닐까? 세상엔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많은 구조적 원인들이 있다. 그걸 개인의 윤리적 차원으로 희석시키는 건,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즐겨 이용하는 프로파간다다. 실상, 지구는 기업들이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당신의 소비엔 죄가 없다. 김우재

 

문정기

문정기/ 공학박사, 전 국가과학기술위원, 현 아무거나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정년퇴임 했지만 유행에 민감한 사람. 통일운동을 주업으로, 중고등학교 과학특강과 미래진로 특강을 부업으로 하는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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