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약학 양병찬 (2021-05-28)
경증 COVID-19에서 회복한 사람은 '수십 년 동안 항체를 양산(量産)하는' 골수세포를 보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러나 바이러스 변이주는 그 항체들이 제공하는 방어효과 중 일부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Bone marrow biopsy showing plasma cells. Such cells, which produce antibodies, linger for months in the bodies of people who have recovered from COVID-19. / ⓒ ResearchGate
▶ "SARS-CoV-2에 감염되었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대부분의 여생 동안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드는 것 같다." 이것은 COVID-19에서 회복한 사람들의 골수에서 '수명 긴 항체생성 세포'를 발견한 연구자들이 5월 24일 《Nature》에 실린 논문(참고 1)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번 연구는 'SARS-CoV-2에 의해 촉발된 면역이 엄청나게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백신도 동일한 지속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호주 모나시 대학교의 메노 판 젤름(면역학)은 말했다.
항체―병원체의 입자를 인식하여 불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백질―는 면역계의 핵심 방어수단이다. 병원체에 처음 감염된 후 생성된 형질모세포(plasmablast)라는 ‘수명 짧은 세포’들이 항체의 초기 공급원이다.
그러나 형질모세포는 병원체가 몸에서 제거된 직후 퇴각하고, 다른 ‘수명 긴 세포’들―기억 B세포(memory B cell), 골수형질세포(BMPCs: bone marrow plasma cells)―이 항체를 만든다. 기억 B세포는 재감염을 막기 위해 혈류를 순찰하고, BMPCs는 뼛속에 숨어 수십 년 동안 항체를 조금씩 만들어 낸다(참고 2; 한글번역).
"우리가 노출됐던 병원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형질세포는 우리의 생활사라고 할 수 있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의 알리 엘레베디(B세포 면역학)는 말했다.
Development of B cells and generation of short-and long-lived plasma cells in mice and humans. ⓒ ResearchGate (참고 3)
▶ 연구자들은 SARS-CoV-2 감염이―거의 모든 바이러스 감염이 그렇듯―BMPCs의 생성을 촉발할 거라고 가정했지만, 중증 COVID-19가 BMPCs의 형성을 방해할 거라는 징후가 포착되어 왔다(참고 4). 또한 몇몇 초기 COVID-19 면역력 연구에서는 "회복된 지 얼마 안 지나 항체 수준이 급락한다"고 보고함으로써 우려를 자아냈다(참고 5).
엘레베디가 이끄능 연구팀은 대체로 경미한 COVID-19에서 회복한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항체생성을 추적했다. 그랬더니 예상한 대로, 감염된 지 4개월 후 SARS-CoV-2 항체의 수준이 곤두박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하락은 둔화되어, 연구팀은 감염된 지 11개월 후에도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를 탐지할 수 있었다.
그 항체의 원천을 확인하기 위해, 엘레베디가 이끄는 연구팀은 참가자 중 일부에서 기억 B세포와 골수세포를 채취했다. 그 결과 증상이 발현된 지 7개월 후,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여전히 (SARS-CoV-2를 인식하는) 기억 B세포를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8개의 골수 샘플 중 15개에서 '매우 낮지만 탐지 가능한 수준'의 BMPCs를 발견했으며, 7~8개월 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그 세포들의 생산이 촉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로부터 수 개월 후 또 한 번의 골수 샘플을 제공한 5명의 참가자 전원에서, 그 세포들의 수준은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SARS-CoV-2 항체가 점점 줄어든다는 주장을 감안할 때, 이건 매우 중요한 관찰이다"라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 대학교의 라피 아흐메드(면역학)는 말했다. 아흐메드가 이끄는 연구팀은 1990년대 말에 BMPCs를 공동으로 발견했다(참고 2; 한글번역). "그러나 '항체의 장기적인 수준이 어떻게 될 것인지'와 '조금이라도 방어력을 제공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우리는 게임의 초반전에 머물러 있으며, 감염된 지 5년 후나 10년 후를 바라보지 않고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참고 6).
엘레베디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이자의 mRNA 백신이 BMPCs의 생성을 촉발한다'는 초기 징후를 관찰했다(참고 7). 그러나 항체 생성―백신접종에 의해 촉발되었든, 감염에 의해 촉발되었든―의 지속성이 'COVID-19에 대한 장기지속형 면역(long-lasting immunity)'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신규 SARS-CoV-2는 항체의 방어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이는 항체의 수준을 회복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접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라고 엘레베디는 말했다. "추정컨대, 추가접종이 필요할 것 같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38/s41586-021-03647-4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8/why-flu-vaccines-don-t-protect-people-long (한글번역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0464&SOURCE=6)
3.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Development-of-B-cells-and-generation-of-short-and-long-lived-plasma-cells-in-mice-and_fig2_262450725
4. https://doi.org/10.1016%2Fj.cell.2020.08.025
5. https://doi.org/10.1038%2Fs41591-020-0965-6
6.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1442-9
7. https://doi.org/10.21203/rs.3.rs-310773/v1
※ 출처: https://medicine.wustl.edu/news/good-news-mild-covid-19-induces-lasting-antibody-protection/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출처: [BRIC Bio통신원] [바이오토픽] 경증 COVID-19, 「평생 가는 항체생성 세포」 유도하는 듯 (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1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