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haps one day we’ll see bridges that repair themselves or houses that could restore walls after a fire. / networkworld.com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의 윌 스루바 연구소(Wil Srubar’s lab)에 있는 벽돌들은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생식(reproducing)까지도 한다. 산호가 '물속의 돌'인 초(礁)를 합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모래, 영양소 등의 공급원료(feedstock)를 바이오시멘트(biocement)라는 형태로 전환한다. 하나의 벽돌을 쪼개면, 몇 시간 후 당신은 두 개의 벽돌을 얻게 될 것이다.
생명공학 기술이 탄생시킨 '살아있는 물질', 즉 ELM(Engineered living material)이 물질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생명공학자들은 세포─주로 미생물이 되겠다─를 이용하여 비활성 구조소재(structural material)를 만드는데, 이 같은 소재에는 경화시멘트(hardened cement)와 목재유사 대체재료(woodlike replacement)─건축재료에서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가 있다. 스루바의 벽돌과 같은 일부 ELM은 심지어 살아 있는 세포를 완제품 믹스에 통합하는데, 그 결과물은 가공할 만한 능력을 지닌 신소재가 되겠다. 지난주 독일 자르브뤼켄에서 열린 「ELM 2020 컨퍼런스」에서는, '스스로 건설되는 활주로'에서부터 (체내에서 증식하는) '살아있는 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들이 눈길을 끌었다. "세포는 경이로운 생산공장이다"라고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ELM 전문가인 닐 조시는 말했다. "우리는 세포를 이용하여 원하는 것을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
인류는 오랫동안 미생물에서 화합물(예: 알코올, 의약품)을 수확해 왔다. 그러나 ELM 연구자들은 미생물을 이용하여 물질을 만들고 있다. 벽돌의 예를 들면, 통상적으로 점토·모래·석회·물을 섞어 성형한 다음 1000°C의 온도에서 굽는데, 그러려면 많은 에너지가 들며 매년 수억 톤의 탄소가 배출된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있는 바이오메이슨(bioMASON)은 열 대신 세균을 사용하고, 미생물에 의존하여 영양소를 탄산칼슘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한 최초의 업체들 중 하나다. 그들이 만든 탄산칼슘은 실온에서 모래를 굳혀 튼튼한 건축재료로 전환시킨다.
이제 많은 연구팀들이 바이오메디슨의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당신은 세균을 모래와 젤라틴에 파종함으로써, 원하는 장소에 일시적인 활주로를 배양할 수 있나?"라고 미국해군연구소(U.S. Naval Research Laboratory)의 ELM 전문가인 세라 글레이븐(미생물학)은 말한다. 2019년 6월 오하이오 소재 라이트-패터슨 공군기지(Wright-Patterson Air Force Base)의 연구자들은, 바로 그런 방식으로 232제곱미터짜리 활주로 원형(原型)을 창조했다. 미국국방부고등연구계획국(U.S.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서 ELM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블레이크 벡스타인에 따르면, "앞으로 탐사용 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 공병대가 할 일은, 수톤의 재료를 실어 나르는 대신 지역에서 모래·자갈·물을 조달한 다음 몇 드럼의 '시멘트 만드는 세균'을 첨가하여 며칠 내에 활주로를 완성하는 것"이다.
활주로의 시멘트나 벽돌의 경우, 완제품에 살아있는 세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스루바가 이끄는 연구팀은 한걸음 더 나아가, '영양소에 기반한 젤'을 모래와 혼합한 다음, 거기에 (탄산칼슘을 형성하는) 세균을 접종함으로써 자가증식벽돌(self-reproducing brick)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온도와 습도를 제어함으로써 세균의 생존능력을 유지한다. 이렇게 탄생한 벽돌을 둘로 자르고 모래와 수화젤과 영양소를 추가로 공급하면, 6시간 후 세균이 증식하여 풀사이즈 벽돌 두 개가 완성된다. 그리고 3세대 후, 원래 한 개였던 벽돌은 8개가 된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1월 15일 《Matter》에 발표했다(참고 1). 스루바는 그것을 일컬어 "기하급수적 재료생산(exponential material manufacturing)"라고 한다(세균이 필요한 벽돌을 만들어내고 나면, 연구팀은 온도와 습도라는 조건을 바꿈으로써 세균의 활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
또한, ELM 연구자들은 미생물을 이용하여 인체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체물질을 만든다. 미생물은 스스로 단백질을 배출함으로써 서로 결합하여 물리적 틀(physical scaffold)을 형성한다. 그 후 더 많은 세균들이 틀에 달라붙어 미생물 매트를 형성하는데, 이것을 바이오필름(biofilm)이라고 하며 (치아에서 선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면에서 발견되는) 통상적인 바이오필름과 동일하다. 조시가 이끄는 연구팀은 소화관벽을 보호할 수 있는 바이오필름을 개발하고 있는데, 염증성장질환(IBD)에 걸린 환자들은 소화관벽이 침식되어 고통스러운 궤양을 초래한다. 2019년 12월 6일 《Nature Communications》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연구팀은 "생쥐의 소화관에 투여된 E. coli가 보호용 기질(protective matrix)을 형성하는 단백질을 만듦으로써 (통상적으로 궤양을 초래하는) 화학물질로부터 조직을 보호했다"고 보고했다. 만약 그 접근방법이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의사들은 환자에게 GM 장내미생물을 접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LM의 또 한 가지 의학적 용도는, 세균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물질을 약물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컨대 2019년 12월 2일 《Nature Chemical Biology》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3), MIT의 크리스토퍼 포이크트가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스틱에 세균의 포자를 파종했다"고 보고했다. 그 세균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에 대항하는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주지하는 바와 같이 S. aureus는 위험한 감염성 세균이다.
상하이과기대학(上海科技大?)의 차오 쭝이 이끄는 연구팀은 다른 목적을 위해 바이오필름을 가공하고 있으니, 환경을 해독하는 것이다. 그들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에서 시작했는데, B. subtilis는 기질을 형성하는 TasA라는 단백질을 분비한다(다른 연구팀은 TasA를 유전적으로 가공하여 다른 단백질에 결합하도록 만들었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 연구팀은 TasA를 조작하여, MHET[mono-(2-hydroxyethyl) terephthalate]라는 독성 산업용 화합물을 분해하는 효소에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GM 세균이 만든 바이오필름이 MHET를 분해할 수 있으며, 두 가지 B. subtilis 균주의 혼합물이 만든 바이오필름이 두 단계를 경유하여 파라옥손(paraoxon)이라는 유기인 살충제를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Nature Chemical Biology》 2019년 1월호에 실린 이 연구결과는(참고 4) 공기를 정화하는 '살아있는 벽'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규제 이슈가 ELM의 발전을 지연시킬 수 있다. ELM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세균 중 상당수는 자연계에 존재하므로 엄밀한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GM 미생물은 사정이 다르며, 예컨대 '살아있는 벽'에 포함된 GM 미생물은 규제당국을 자극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이크트의 예측에 따르면, "우리는 10년 후 모든 ELM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cell.com/matter/fulltext/S2590-2385(19)30391-1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19-13336-6
3.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9-019-0412-5
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9-019-0451-y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20/02/living-cement-medicine-delivering-biofilms-biologists-remake-material-world